볼륨을 높여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음악 플레이 리스트가 운동에 다양한 방식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말이다. 그러니까 최고의 운동을 위한 완벽한 운동 준비를 하려면 올바른 음악을 골라서 올바른 플레이리스트를 짜라. 그리고…

글: 마이클 바인렙

사진: 앤드류 쿠트라로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노래 하나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초인적인 근력을 낼 수 있게 도와주고 운동하는 내내 지구력을 유지시켜 주는 노래 말이다. 그리고 코스타 카라게오르기스에게 그런 노래란 바로 퀸의 노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퀸 노래는 아니지만 말이다. 현재 코스타는 음악이 운동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전문가다. 그러나 수십 년 전 그는 육상 선수로 활동했다. 그때 그는 퀸의 1986년 명곡 ‘A Kind of Magic’을 듣는 것만으로도 맥박이 요동치고 동기가 부여돼 한 차원 높은 운동 능력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We Will Rock You’(혹은 ‘Bohemian Rhapsody’)처럼 유명하거나 사람들이 운동할 때 즐겨 듣는 음악은 아니지만 코스타는 지금도 이 노래를 들을 때만큼은 과거의 특정한 순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코스타와 ‘A Kind of Magic’의 특별한 관계는 음악이 얼마나 강력한 운동 각성제인지 보여 주는 좋은 예다. “누구나 삶의 의미 있었던 순간이나 지금보다 젊고 어렸던 시절, 운동선수로서 전성기를 보내던 시절을 떠올릴 수 있게 해 주는 음악이 몇 곡쯤은 있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 오래 전에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으로 돌아가는 뻥 뚫린 고속도로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런던 브루나이대학교 운동심리학과 소속의 연구자이자 《운동 및 스포츠에 음악 접목하기》의 저자인 코스타가 말했다.

 

음악과 운동이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운동할 때 들을 리드미컬한 음악이 없으면 몸에 기운이 빠진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코스타 같은 학자들이 음악과 운동의 관계를 더 깊이 파헤쳐 보니 둘의 관계가 생각보다 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음악이 심신에 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기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음악은 뇌의 여러 영역을 동시에 활성화시킨다.’ 즉 전두엽(감정을 통제하는)부터 측두엽, 후두엽(시각과 협응 능력을 담당하는), 두정엽(운동 기능을 관리하는)이 모두 활성화된다는 뜻이다.

지금껏 학자들이 연구한 바로는 음악은 사실상 모든 유형의 운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부터가벼운 조깅까지 말이다. 또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방식도 다양하다. 음악은 기분을 좋게 만들어서 몸에 기운을 불어넣고 흥분하게 만든다. 또한 부정적 감정은 억누르고 분노와 긴장은 줄여 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쁜 소식은 음악이 운동 자각도를 낮춰 준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려운 운동도 쉽게 느껴진다.

어떤 경우에는 그냥 음악을 듣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보기도 한다. 코스타도 ‘청각 심상화(auditory imagery)’라는 기술을 사용해서 프로 운동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청각 심상화란 경기 중에 음악을 듣는 것이 금지된 대회에서 과거에 들었던 음악을 떠올림으로써 통증과 피로를 잊게 만들어 주는 테크닉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효과를 보기 위해선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손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에겐 별 감흥이 없는 음악이더라도 당신에겐 힘을 불어넣어 준다면 그 음악이 정답이다(에드 시런 노래도 괜찮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음악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매튜 스토크 박사도 관련 실험을 할 때면 피험자들에게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짜게 한다. 그래야 자신만의 방식으로 운동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유명 트레이너들이 사용하는 동기 부여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끔은 운동하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는 날도 있다. 음악은 바로 그런 날에 차이를 만들어 낸다. 난 고객이 좋아하는 음악을 알아 뒀다가 세션 때 틀어 준다. 고객을 지도할 때 가장 힘든 점은 운동 강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헬스클럽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두기 위해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
분이 바로 운동 강도다. 고객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음악을 알아내서 운동 강도를 높일 수만 있다면 목표 달성을 장담할 수 있다.” ‘리복 크로스핏 랩’을 운영하며 연예인 트레이너로 활동한 론 매튜스가 말했다.

 

운동할 때 올바른 음악을 들으면 뇌의 여러 영역이 동시에 활성화된다.

코스타의 말에 따르면 ‘운동하기 좋은 노래의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노래가 몇 곡 있기는 하지만(트레드밀에서 달릴 거리가 1.5km밖에 안 남았을 때 ‘Eye of the Tiger’의 오프닝 기타 연주를 들으면 누구라도 힘이 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개인의 취향이나 노래와 연관된 자신만의 기억이라고 한다. 매튜스에겐 비스티 보이즈의 노래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하고, 그의 고객인 휴 잭맨에겐 따라 부르거나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가 있는 노래’가 그런 역할을 하며, 제니퍼 가너는 ‘비트가 있는 팝송’에서 힘을 얻는다고 한다.

하지만 최종적으론 코스타가 ‘A Kind of Magic’이라는 노래와 맺었던 것과 같은 노래와의 특별한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노래가 한 곡쯤은 있다. 스토크 박사는 사울 윌리엄스의 ‘List of Demands’라는 곡을 그런 노래로 꼽았다. 이 노래는 속도가 빠른 일렉트로닉 음악이며 2008년에 나이키 광고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됐다. 광고에는 스티브 내쉬와 케빈 듀란트 같은 유명한 운동선수들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스토크는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이키의 광고가 머릿속에 떠올라몸에 기운이 생긴다고 한다. “어떤 사람과 특정한 향기를 연관 짓는 것과 비슷하다. 강한 향수나 화장수 냄새 같은 것 말이다. 일종의 자동 반사라고 보면 된다.” 스토크가 설명했다.

“내 삶의 여정을 돌아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가사가 있는 노래를 찾으려 한다. 그러면 내가 얼마나 힘든 노력을 통해 이자리까지 왔는지 되돌아볼 수 있다. 바깥세상의 소리를 모두 꺼 버리고 과거에 경험한 슬픔이나 성공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에 집중하면 몸에 힘이 넘친다. 그러면 평범한 운동 루틴으로도 엄청난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드웨인 존슨, J.K. 시몬스, 잭 에프론 같은 연예인에게 운동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트레이너 애런 윌리엄슨이 말했다.

트레이너이자 피트니스 코치인 마이클 블레빈스에겐 디지털리즘이라는 밴드의 ‘Idealistic’이란 곡이 바로 그런 노래다. 블레빈스는 멘토인 마크 트와이트와 자전거를 타고 불가리아의 거친 시골길을 고문당하듯이 달리다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노래의 박자에 몸을 맡기고 동유럽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거친 길을 달렸다. 그곳의 이국적 풍경이 무슨 이유에선지 노래와 잘 어울렸다.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비토샤의 가파른 언덕을 오르거나 끝없이 이어지는 자갈길을달리곤 했다. 자갈이 너무나 거칠어서 자전거의 진동 때문에 손에 피가 날 정도였지만 말이다. 들개에게 쫓기기도 하고, 100년 전의 과거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 주민들이 우리를 스케치하기도 했다. 그렇게 언덕을 오르며 동료들과 경쟁했다. 지금도 그 노래만 들으면 입에 거품을 물 것 같다.”블레빈스가 말했다.

그러니 지금 당장 그 노래를 틀어서 볼륨을 높여 보자. 하지만 너무 오래 들으면 안 된다.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튼 노래―헬스클럽에서나 헤드폰으로 노래를 들을 때처럼―를 장시간 들으면 청력이 손상될 수도 있다고 코스타는 경고한다. “앞으로 음악이 국민의 건강 증진에 큰 역할을 할것이라고 생각한다.” 코스타가 말했다.

 

무슨 노래 좋아하세요?

피트니스 업계의 유명인들이 좋아하는 운동 노래를 소개한다.

론 매튜스, ‘리복 크로스핏 랩’의 운영자: “Sabotage,” 비스티 보이즈

랜디 헤트릭, TRX의 창립자이자 CEO: “You Sexy Thing,” HOT CHOCOLATE

앤디 스피어, 트레이너: “Machine Head,” 부시

마이크 바즈케즈, 피트니스 선수이자 모델: “Remember the Name,” 포트 마이너

존 시나, WWE 슈퍼스타이자 배우: 완전한 고요함!

 

여러분이 선곡한 최고의 운동 음악 10곡

《머슬&피트니스》회원들에게 운동할 때 즐겨 듣는 노래를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노래 10곡을 여기 소개한다. 이 노래를 듣고도 다리 운동할 힘이 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노래도 당신에게 힘을 불어넣지 못 할 것이다.

 

1 “LOSE YOURSELF” 에미넴

현재에 완전히 몰두해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끈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라는 내용의 노래. 음악에 너무 도취돼서 랩을 큰 소리로 따라 부르는 실수는 저지르지 말자.

 

2 “EYE OF THE TIGER” 서바이버

도입부에 흘러나오는 기타 연주를 듣고도 미스터 티에 대항하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분명 로봇이다.

 

3 “SABOTAGE” 비스티 보이즈

지칠 줄 모르고, 엄청나게 멋있으며, 멋진 기타 솔로 연주까지 곁들여져 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운동하다가 기절해도 난 모른다

 

4 “HUMBLE” 켄드릭 라마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래퍼가 만든 2017년을 위한 운동 노래다. 신상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볼륨 높여 듣기 딱 좋은 이상한 최면제 같은 노래.

 

5 “POWER” 카니예 웨스트

카니예의 미친 랩과 킹 크림슨의 노래에서 빌려온 가사, 박수 소리와 반복되는 구호까지. 21세기판 ‘We Will Rock You’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 “WELCOME TO THE JUNGLE” 건즈 앤 로지즈

슬래쉬의 징징대는 기타 연주와 액슬의 울부짖음은 언제 들어도 처음 들었을 때처럼 강렬하게 다가온다.

 

7 “THUNDER-STRUCK” AC/DC

AC/DC의 노래는 대부분 운동하며 듣기 좋지만 그중에서도 이 노래는 헬스클럽에서 틀라고 만든 노래 같다.

 

8 “GONNA FLY NOW”(영화 <록키> 주제가) 빌 콘티

이 노래를 들으며 계단을 뛰어오르고, 날달걀을 마시고, 한쪽 팔로 푸시업을 해도 좋다. 말 그대로 힘이 세지는 음악이다.

 

9 “ALL OF THE LIGHTS” 카니예, FEAT. 리아나

오늘 소개할 리스트에는 금관 악기 소리가 배경으로 깔린 랩 음악은 별로 없지만 카니예의 노래 중에서도 가장 격정적이라고 손꼽히는 이 노래 도입부의 호른 솔로 연주는 언제 들어도 기운이 넘친다.

 

10 “TURN DOWN FOR WHAT” DJ 스네이크, 릴 존

릴 존은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처럼 생겼지만 운동의 마지막 1회를 남겨 두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의 고함을 듣고 있으면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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