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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전히 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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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전히 그가 있었다

212 올림피아에서 여섯 차례 우승을 거머쥐며 플렉스 루이스는 212 부문의 불가침의 존재가 되었다.

글: 그렉 메리트

사진: 퍼 버널

 

그는 절대 지지 않는다. 212 부문이 2012년 처음 등장한 이후로 플렉스 루이스는 열여섯 개의 시합에 출전했으며 트로피와 어마어마한 상금을 매번 집으로 가져갔다―여섯 번의 212 올림피아 전부를 포함한 기록. 웨일스의 용이 첫 번째 포즈를 취하던 순간 그가 우승할지 못 할지에 관한 긴장감은 아예 사라져 버렸다. 그는 올해도 왕좌에서 내려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212 부문의 이름을 플렉스 부문으로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

참가한 선수는 총 열두 명에 불과했지만 5위권에 진입하려는 선수들의 경쟁은 정말 치열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싱싱한 컨디션을 자랑한 유럽 출신 선수 두 명이 모두 5위권 진입에 실패했을 정도다. 독일 출신의 로니 라켈은 올해 45세에 당뇨까지 앓고 있지만 프로에 데뷔한 지 14년 만에 212체급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몇몇 근육의 선명도가 살짝 떨어져 보이기는 했지만 골이 깊게 파인 허리를 보니 커팅이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에 걸맞은 보상도 주어졌다.

2010년 올림피아에서 6위에 오른 이후로 다시 한 번 생애 최고의 성적을 내는 데 성공했다. 한편 체코 출신의 밀란 사덱은 가는 허리와 넓은 어깨를 자랑했고, 212체급에서 가장 고전미 넘치는 육체를 선보였다. V라인이 살아 있는 프런트 더블 바이셉스로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172센티미터의 신장은 212체급치고는 큰 편이라서 몇몇 포즈를 취할 때는 너무 껑충해 보였다. 사덱과 가장 궁합이 맞는 곳은 클래식 피지크 부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올해 치른 올림피아 212체급 데뷔전에선 또 한 명의 올림피아 신인에게 밀려 5위권 진입에 실패하고야 말았다. 사실 데릭 런스포드는 평범한 올림피아 신인이 아니다. 올림피아 겨우 7주 전에 ‘USA 챔피언십’에서 우승까지 했다. 인디애나 출신인 런스포드는 금요일의 프리저징에서 4위를 했지만 토요일에는 오일을 바르지 않는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5위로 미끄러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즈와 형태를 적절히 조합한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 줬고, 스물넷이라는 나이는 그의 무한한 잠재력을 짐작케 했다. 보디빌딩에 데뷔한 지 겨우 28개월 됐다고 하니 말 다했다(호세 레이몬드는 런스포드가 태어난 해에 생애 첫 대회에 출전했다).

반면에 올해 마흔두 살의 나이로 선수 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데이비드 헨리는 이번이 생애 열두 번째 올림피아였다. 그의 전매특허인 근육의 스파게티 같은 줄무늬는 볼 수 없었지만 212체급에서 가장 괴물 같다는 모스트 머스큘러 포즈는 여전했다. 한편 대한민국 출신의 선수 김준호와 조남은이 나란히 11위와 12위를 차지하면서 동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들의 등장은 올림피아 위켄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을 뿐만아니라, 올림피아 무대를 꿈꾸는 동아시아 선수들에게 큰 의미를 전달했다.

 

우승 후보들

“여기 온 이유는 하나입니다. 루이스의 여섯 번째 우승을 막기 위해서죠.” 레이몬드는 기자 회견에서 악의 없는 말투로 농담했다. 자기가 방금 한 말을 티셔츠에 써 붙여서 팔러 다니겠다는 농담까지 덧붙였다. 루이스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서 레이몬드가 ‘용(루이스)’과 ‘낙타(아슈카나니)’를 모두 잡으러 왔다고 하자 아마드 아슈카나니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레이몬드가 작년에 거둔 3위라는 성적은 심사위원들이 너무 점수를 후하게 준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올해는 반대로 평가가 너무 박했다. 난 레이몬드를 2위로 점쳤다.

심사위원들도 레이몬드가 토요일에 보여 준 모습은 2위 감이라고 평가했지만 금요일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만회하기엔 부족했나 보다. 하지만 ‘보스턴 매스’(레이몬드의 별명)는 예전에 보여 줬던 근육의 거친 질감은 확실히 되찾았다. 특히 리어 더블 바이셉스 포즈를 취할 때는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상 같아 보였다. 아슈카나니의 새로운 별명 ‘낙타’는 그를 돕는 쿠웨이트 출신의 동료들을 지칭하는 ‘캐멀 크루(Camel Crew)’라는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캐멀 크루는 주말 내내 검은색 ‘옥시즌 짐’ 티셔츠를 입고 행사장을 돌아다녔다. 아슈카나니는 작년에 바로 이곳에서 2위를 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고, 3월에 아놀드 클래식에서 우승까지 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체와 하체가 따로 놀았다. 허리 위로는 최고였고, 특히 리어 랫 스프레드 포즈는 보디빌더 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하체는 거대한 상체에 가려서 빛을 발하지 못했고, 컨디션도 작년에 못 미쳤다(감량 과정도 아슬아슬했다. 계체량을 세 번이나 한 후에야 마감 몇 분을 남겨 놓고 겨우 체중 211.9파운드를 맞췄다). 낙타의 육체 너비는 분명 대단했지만 마지막 한 계단을 더 오르기 위해선 몸의 균형을 잡고, 커팅도 더 선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

 

다시 또 우승

“저는 매년 달라진 육체를 선보이려 트레이닝합니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점이라면 대회가 다가오면 다시 스스로를 밀어붙이며 체중을 그 숫자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죠(계체량에서 212파운드 미만으로 맞춘다는 뜻).” 212체급에서 여섯 번째 우승을 따낸 루이스가 무대 뒤에서 말했다. “특히 올해는 등 발달에 집중했어요. 아슈카나니의 등 근육이 엄청나니까요. 나이를 먹은 만큼(서른세 살) 더 깊은 세퍼레이션과 근육의 성숙함을 보여 주려고 애썼어요. 하지만 경쟁자의 강점을 분석하는 대신에 제 강점을 키우려 노력했습니다.”

사실 루이스가 경쟁자들에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루이스와 코치 닐 힐은 이미 완벽한 승리 방정식을 찾아냈기 때문에 굳이 거기에서 벗어날 이유가 없다. 루이스의 강점은 아름다운 균형미와 물 흐르듯 이어지는 근육의 곡선, 기복 없이 선명한 컨디션이다. 또한 다른 선수에게 없는 것이 루이스에게는 있다. 종아리 근육도 풍부하고, IFBB 프로 리그에서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척추기립근을 자랑한다. 루이스는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진 리어 더블 바이셉스 포즈로 자신에게 도전한 모든 경쟁자들의 꿈을 짓밟아 왔다. 필 히스처럼 말이다.

루이스에게 동기 부여의 비결을 물었다. 혹시 올림피아에서 남성이 거둘 수 있는 최고 기록인 9회 우승을 노리는 것은 아닐까?(물론 히스의 우승 행진을 더 두고 봐야겠지만) “모든 체급엔 항상 신선한 피가 수혈돼요. 거기에서 동기를 부여받습니다. 아직 한 번은 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숫자에 집착하지는 않아요. 9회든 10회든 상관없어요. 매년 새로운 전투가 벌어지고,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고, 새로운 부상을 이겨 내야 하죠.

올해는 유독 역경이 많았는데, 덕분에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겨 내고 나니까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맘껏 슬퍼한 날도 며칠 있었어요(루이스의 친한 친구인 달라스 맥카버가 세상을 떠났다). 속상해서 엉엉 울었죠. 하지만 곧 마음을 다잡았어요. 대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달라스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실망할 테니까요. 게다가 제가 사는 플로리다 남부에 허리케인까지 불어 닥쳤죠. 라스베이거스에 일찌감치 온 것도 그 때문이에요.” 루이스가 말했다. 작년 이맘때 루이스는 212체급에서 여섯 번 정도 우승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오픈 체급으로 자리를 옮길 생각도 했었다. 그 생각이 여전하냐고 묻자 웨일스의 용은 미소를 지었다.

“체중이 136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현실적으로 따져봐야 해요. 물론 언제든 오픈 체급에 갈 수는 있어요. 체중 100킬로그램으로 무대에 올라도 제 몫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이나 라미 같은 선수를 상대하기엔 힘들 겁니다. 윌리엄 보낙을 보며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예전에 212체급에서 뛰던 모습을 기억하니까요. 하지만 보낙은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올림피아에서 우승하지 못했죠. 저는 오직 우승에만 집중합니다. 이 타이틀을 다시 방어할 거예요. 제게 동기를 부여하는 건 돈이 아니라 타이틀이니까요.”

 

2017 212 OLYMPIA

2017년 9월 16일 라스베이거스 올리언스 아레나

1. 플렉스 루이스* 40,000$(약 4,386만₩)

2. 아마드 아슈카나니* 19,000$(약 2,082만₩)

3. 호세 레이몬드* $10,000(약 1,096만 ₩)

4. 데이비드 헨리* $5,000(약 648만 ₩)

5. 데릭 런스포드* $3,000(약 328만 ₩)

6. 밀란 사덱

7. 로니 라켈

8. 찰스 딕슨

9. 션 클라리다

10. 리카르도 코레이아

11. 김준호

12. 조남은

*2018 212 올림피아 출전권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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