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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카이가 도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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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카이가 도전할까?

카이 그린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올림피아에 참가할 수 있다. ‘대중의 챔피언’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가 올림피아에 꼭 참가해야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최고의 보디빌딩 대회 타이틀을 가진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그가 승리할 수 있는 비결 세 가지도 소개한다.

BY PETER MCGOUGH

 

6월, IFBB 프로 리그의 회장인 짐 매니언이 9월 15, 16일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7 미스터 올림피아’의 특별 초대장을 카이 그린에게 보냈다.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2위만 세 번(2012~14년)을 한 카이는 2014년 이후로 보디빌딩 최고의 쇼라고 여겨지는 올림피아에 참가하지 않았다. 카이가 레슬링 선수인 ‘미스터 T’처럼 돌변한 악명 높은 사건 때문이다. 카이는 당시 기자 회견에서 챔피언인 필 히스를 질책하며 거친 말을 주고받았고, 금요일의 프리저징에선 자신의 숙적에게 단순한 더블 바이셉스 포즈보다 훨씬 위험해 보이는 몸싸움을 걸었다.

그렇게 좋지 않은 일이 있은 이후로 카이가 올림피아에 참가할 일은 없을것처럼 보였다. 카이의 트레이닝캠프에서도 주최 측과 불협화음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히스와 그린의 대결이 현대 보디빌딩 역사상 가장 큰 기대를 받는 대결이라는 사실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이번 달 기사를 준비하던 무렵에도 초대장은 아직 유효했다.

아직까지는 카이가 초대를 거절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9월 14일 목요일 오후 12시 30분까지 초대장의 효력은 지속된다. 9월 14일 12시 30분은 2017년 올림피아의 기자 회견이 예정된 시간이다. 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카이의 성격으로 미루어볼 때 카이가 마지막 순간에 기자 회견장으로 걸어 들어와 초대를 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카이가 필 히스를 무너트리고 올림피아 트로피를 따낼 가능성이 있는지 진지하게 따져 봐야 할 것 같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카이가 무대 위에서 보여 주는 강점들을 분석해 볼 가치는 있다. 카이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2010년 아놀드 클래식 이후로 필 히스와 여덟 번 맞붙어서 모두 졌다. 그런 카이가 필 히스를 이길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ROUTE 1

데피니션을 선명하게 살려라

요즘은 컨디셔닝이 보디빌더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준으로 여겨진다. 몸의 형태와 비율이 좋아도 근육이 물렁한 선수는, 비율은 좀 안 좋아도 힘줄이 터질 것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에게 질 수밖에 없다. 필과 카이의 대결은 항상 필의 괴물처럼 아름다운 육체와 카이의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것 같은 근질의 대결로 귀결된다. 지금껏 둘의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변수는 결코 컨디션이 아니었다.

필의 3D 육체가 CG로 합성한 것 같은 카이의 육체를 번번이 제압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카이가 생애 최고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한다면 게임의 흐름이 뒤바뀔지도 모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사이즈를 좀 잃을 수밖에 없겠지만 보는 이의 눈을 튀어나오게 만드는 근육의 풍만함만 지켜낸다면 샌도우 트로피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다.

 

ROUTE 2

모스트 머스큘러를 내려놓아라

2014 미스터 올림피아의 클라이맥스로 시간을 돌려보자. 주말 내내 앙숙 관계를 이어 간 필히스와 카이 그린의 마지막 비교 심사가 진행됐다. 둘은 총 여덟 가지 포즈를 취했는데 그중 일곱 번째 포즈인 ‘앱도미널 앤 따이’를 취할 무렵에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그리고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포즈인 ‘모스트 머스큘러’의 차례가 됐다. 그리고 관객들은 묘한 기시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둘의 대결은 항상 <OK 목장의 결투>처럼 끝난다. 둘은 보디빌딩 포즈의 결정판이라고도 볼 수 있는 모스트 머스큘러 포즈라는 한 발의 총알로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사실 모스트 머스큘러는 보디빌딩 대회의 최종적인 심사 기준인 ‘누가 가장 많은 근육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선수들을 평가하기에 가장 좋은 자세다.

둘의 모스트 머스큘러 대결은 주로 이렇게 흘러간다. 먼저 필이 포즈를 취한다. 필은 녹색 눈동자를 이글거리며 이를 드러내고 얼굴을 찡그린다. 카이도 그에 못지않은 강한 투지로 자세를 취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두 보디빌더가 오랜 세월 뼈대에 붙여 온 개성 있는 근육의 집합체가 몸 밖으로 뛰쳐나오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불끈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도 결과는 항상 똑같다. 필은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가장 자신 있는 포즈로 모스트 머스큘러를 꼽지만(그리고 백 더블 바이셉스) 카이에겐 모스트 머스큘러가 가장 취약한 포즈이기 때문이다. 카이는 필처럼 견갑대를 감싼 모든 근육들이 단단하고 풍만하지 않다. 카이가 모스트 머스큘러 심사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려면 해당 부위에 엄청난 양의 근육을 붙여야 한다.

하지만 엄청난 양의 근육을 붙이다 보면 컨디션과 근육의 선명함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현대 보디빌딩의 두 주인공이 치열한 접전을 벌인 날에도 팬이나 심사위원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포즈는 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모스트 머스큘러였다. 필자가 카이에게 하고 싶은 말의 요점은 이렇다. 카이는 감점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 즉 한 손은 엉덩이에 올리고, 반대쪽 손은 몸 앞에 주먹을 쥔 모스트 머스큘러 변형 자세(카이가 모스트 머스큘러 중에서 가장 잘하는)를 취한 후 곧장 사이드 체스트나 전거근이 드러나는 자세로 넘어가야 한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1980년 올림피아에서 활용한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 아놀드는 자신 없는 규정 포즈를 취해야 할 차례가 되면 그 포즈를 이두근이나 사이드 체스트 자세로 변형시켜서 취했다.

카이는 모스트 머스큘러 포즈를 아예 버려도 된다. 어차피 질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포기할 땐 포기하더라도 모스트 머스큘러에 오래 머물지만 않는다면 필이 더 우월하다는 인상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울수 있다. 이 전략을 활용하려면 최대한 선명하고 풍만한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해야 하고, 나머지 일곱 가지 자세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모든 노력을 다해 꿈을 이루겠다는 열정과 신념이 내 안에 있었다.”

 

카이가 2017 올림피아 무대로 돌아와서 올림피아 6회 우승자인 필 히스와 포징 대결을 펼칠까? 채널 고정하시라.

 

ROUTE 3

필의 컨디션이 안 좋다

필 히스는 100퍼센트가 아닌 컨디션으로 대회에 참가하더라도 경쟁자보다 좋은 평가를 끌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올림피아 챔피언이다. 라이벌의 부족함에 기대서 우승하려는 전략이 안 좋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이기든 우승은 우승이다. 카이가 올림피아에서 오래 거리를 둘수록 필의 실수를 활용할 기회는 계속 줄어든다. 챔피언이 약해진 순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선수는 카이 이전에도 있었다.

2001년 올림피아에서 사람들은 압축 포장한 것처럼 근육이 빵빵한 제이 커틀러가 정상 컨디션이 아닌 로니 콜먼을 이겼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관중이 야유를 퍼부었지만 커틀러는 결국 2위로 밀려났고, 커틀러는 당시 올림피아 프로모터였던 웨인 디밀리아와의 갈등을 이유로 2002년 올림피아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2002년에도 로니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맹활약을 펼친 케빈 레브로니를 상대로 간신히 다섯 번째 샌도우 트로피를 따냈다. 만약 커틀러가 2001년 같은 컨디션으로 무대에 올랐다면 우승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여기에서 얻을 교훈은 이렇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것은 좋지만 손해는 당신 몫이다.’ 199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 챔피언이었던 도리안 예이츠는 마지막 방어전에 나섰는데, 삼두근을 다치며 타이틀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이츠는 선수 생활 내내 자신에게 가장 큰 위협을 준 선수가 ‘대칭미의 왕’인 플렉스 휠러라고 말했다. 컨디션이 100퍼센트인 휠러가 부상당한 예이츠와 맞붙었다면 결과는 누구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휠러는 대회 직전에 닌자 전사들의 가라테 공격을 받아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여기에서 얻을 교훈은 이렇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것은 좋지만 손해는 당신 몫이다.

 

결론

카이 그린이 우승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소개했다. 기자 회견이 열리는 9월 14일 목요일이 되면 카이가 정말 우승할 마음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카이가 2017 올림피아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

왜냐고?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이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올림피아 순위만 놓고 보면 카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뛰어난 보디빌더다. 팬들은 카이를 ‘대중의 챔피언’이라고 부르지만 카이가 올림피아 무대에 올라서 보디빌딩 최고의 영예를 손에 넣지 못한다면 그런 별명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솔직해지자. 올림피아엔 카이가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카이도 올림피아가 필요하다. 그래야 보디빌딩 역사상 최고의 신데렐라 스토리가 완성된다.

카이는 삶이 절망적으로 느껴지던 10대 시절에 보디빌딩을 발견했고, 곧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가 되고 싶다는 열정에 불이 붙었다. 그 불길은 카이를 선수로 만들었고, 승리하는 프로로 만들었고, 올림피아 참가자로 만들었으며, 미스터 올림피아가 될 자격을 갖춘 정상급 보디빌더로 만들었다. 카이는 올림피아 정복에 대해 이런 말까지 한 남자다. “샌도우를 따낼 수 있다면 뭐든 희생할 것이다. 장기까지 기꺼이 내놓을 수 있다. 모든 대가를 치를 수 있다. 내겐 샌도우에 대한 열정이 있다. 샌도우는 운명이다.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365킬로그램을 짊어지고 스쿼트를 하다가 구토까지 한 것이다. 그래도 스쿼트를 계속하길 멈추지 않았다.

내겐 열정이 있었고, 믿음도 있었다. 꿈을 이루려면 이렇게 노력할 가치가 있다고 굳게 믿었다.” 카이,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그 열정, 그 불길이 아직도 맹렬히 타오르고 있을 것이다. 당신이 있어야 할 올림피아 무대에 오르자. 수십 년 전부터 품어 온 꿈을 잊지 말자. 설령 실패하더라도 지금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것을 평생 후회하며 살 일은 없을 것이다. 후회만 하는 그런 남자가 되지 말자. 카이 그린이 되자. 타고난 언더도그지만 눈앞에 놓인 모든 걸림돌을 뛰어넘는 그런 남자 말이다. 카이, 그런 남자가 되자. 그것은 당신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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