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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OTORIOUS FIGHTER

UFC의 악동, 코너 맥그리거

코너 맥그리거는 UFC 그 자체다. 맥그리거는 옥타곤을 누비는 가장 영리한 타격가이자 마이크를 잡은 사악한 시인이다. 한때 아일랜드에서 배관공으로 일하던 그는 UFC 페더급, 라이트급에 이어 웰터급에서까지 그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뿜으며 과연 UFC의 ‘악동’의 면모를 굳건히 했다. 그의 경기를 본 관객들은 그를 아주 싫어하거나 그에게 미치거나 둘 중 하나로 나뉜다. 그러나 어쨌든,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경기를 한 번이라도 더 보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그가 이기든, 지든, 비기든 말이다. 이에 부응하듯 맥그리거는 깜짝 놀랄 소식을 들고 돌아왔다. 그는 이번에 복싱계의 전설 메이웨더와 복싱으로맞붙는다.

BY BOB GUCCIONE JR.

 

작년 4월, UFC 슈퍼스타인 코너 맥그리거(물론 ‘슈퍼스타’란 단어로는 성층권을 뚫고 나갈 것 같은 그의 인기와 UFC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모두 설명하기 힘들지만)는 평소엔 웬만해선 잘 하지 않는 일을 저질렀다. 3월에 열린 UFC 196에서 네이트 디아즈를 얕잡아 봤다가 패배한 후 곧 누가 봐도 실수인 것 같은 발표를 한 것이다. 바로 은퇴 선언이다.

 

물론 맥그리거는 이틀 후에 은퇴 선언을 취소했다. 그처럼 중대한 일을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번복한 사람은 아마도 그가 처음일 것이다(너무 빨리 취소해서 컴백이라고 부르기도 힘들 정도다). 당시 28세였던 맥그리거는 디아즈와의 2차전 일정이 발표된 지 채 몇 주도 안돼서 뜬금없이 은퇴 의사를 밝혔다. 디아즈는 UFC에서 맥그리거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겨 준 선수다. 사실 은퇴 선언은 맥그리거가 UFC 대표인 데이나 화이트와 벌인 힘 싸움이었다.

화이트는 맥그리거가 계약에 따라 아이슬란드에 있는 트레이닝캠프를 떠나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홍보 행사에 참여하길 원했지만 맥그리거는 싫다고 했다. 맥그리거는 당시 이렇게 말했다. “홍보 행사에 정신없이 불려 다니느라 격투의 참뜻을 잊어 버렸다. 누군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 코네티컷에 있는 쓰레기 같은 촬영장에 끌려가서 듣도 보도 못한 아침 방송 진행자와 떠들어 댄 덕분에 이렇게 멋진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기술인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걸리는 바람에 디아즈에게 너무나 충격적이고도 명백한 패배를 당한 맥그리거가 2차전을 좀 더 완벽히 준비하기 위해서 행사 참가를 거부했을 수도 있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쇼 비즈니스의 세계는 역시나 냉정했다. 맥그리거가 은퇴를 번복한 지 몇 나노초도 안 지나서 맥그리거의 이름이 대진표에서 사라졌다. 화이트가 맥그리거 대신에 다른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화이트와 맥그리거는 화해했고, 8월에 열린 UFC 202에서 맥그리거는 옥타곤으로 돌아가 스릴 넘치는 5라운드 승부 끝에 아슬아슬한 차이로 판정승을 거뒀다.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은 맥그리거가 파이팅 스타일에 영리한 변화를 줘서 자신보다 키가 크고 약삭빠른 디아즈를 참을성 있게 압박하며 승리를 따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들의 놀란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평소 로봇처럼 쉬지 않고 공격을 퍼붓던 맥그리거가 상대하기 까다롭고 몸이 유연한 디아즈에 맞춰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모양이다. 뼛속까지 아일랜드 사람인 코너 맥그리거(175cm. 65kg)는 시합 중에 주먹과 발을 ‘가위손’처럼 현란하게 놀리기로 유명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인 MMA에서 그 누구보다 위대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그리거는 아일랜드 신화 속 요정 ‘레프라혼’과 닮았다.

레프라혼이 윙크나 날리는 뚱뚱하고 쾌활한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신화속에 등장하는 진짜 레프라혼은 금이 든 항아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상대의 몸까지 갈가리 찢어 버리던 잔인한 요정이었다. 링 밖에서 만난 맥그리거는 옷 잘 입고 잘생긴 요정이다. 맥그리거는 둥글기보다는 길쭉한쪽에 가까운 얼굴 때문인지 차분하게 말하고 있을 때도 상처 입은 셰퍼드가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그는 타고난 쇼맨이다. 그냥 걷기만 해도 록 스타가 으스대며 활보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맥그리거는 신랄하고 유쾌한 언사로 상대를 도발하고 깔아뭉개곤 하는데, 특히 그가 경기 전에 날리는 사악한 코멘트는 티켓 판매량과 TV 유료 방송으로 거둬들이는 수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가 과거에 치른 경기 영상을 UFC 홈페이지에서 다시 보려면 이미 승부가 결정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6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지방과 군살 한 점 없이 작고 여윈 그의 몸은 링 위에만 올라가면 잔혹하고 무자비한 병기로 변한다. 맥그리거는 전통적인 복싱 선수처럼 경기한다. 상대의 살기등등한 공격은 어깨를 홱 돌려서 피해 버리고,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엄청난 힘을 실어 펀치 콤비네이션을 날린다. 시합 영상을 보면 맥그리거의 펀치를 맞은 상대 선수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데, 그것만 봐도 펀치가 얼마나 매서운지 알 수 있다. 물론 그의 킥이나 팔꿈치, 무릎 공격도 아프겠지만 특히나 펀치는 상대 선수의 존재 자체를 뒤흔들어 놓으면서 죽음에 가까운 고통을 선사한다.

복서 메이웨더와의 경기가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맥그리거는 혜성처럼 등장해 정상까지 올라갔다. UFC에서 데뷔전을 치르고 첫 번째 타이틀을 따기까지 2년 조금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를 미국으로 데려온 것은 화이트였다. 화이트는 더블린으로 여행을 갔다가 맥그리거라는 배관공이 케이지 파이트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는 소식을 귀가 아프도록 듣고는 시합을 직접 보지도 않고 계약부터 맺었다. 맥그리거는 2013년 보스턴에서 맥스 할러웨이를 상대로 생애 두 번째 UFC 시합을 치르던 도중에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다.

십자인대 부상은 종목과 상관없이 모든 운동선수가 가장 힘들어하는 부상인데도 불구하고 맥그리거는 결국 경기에서 승리했다. 모든 것이 거기서 끝날 수도 있었다. 의지나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아마 거기서 멈췄을 것이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가만히 있으라는 의사의 충고도 무시하고(《에스콰이어》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겐 움직이는 게 약이다”라고도 했다) 11개월 동안 재활과 훈련을 거듭한 끝에 복귀에 성공했고, 더블린의 홈 관중 앞에서 브라질 출신의 MMA챔피언인 디에고 브랜다오와 맞붙었다.

그날 맥그리거는 디에고를 무자비하게 두들기며 1라운드에서 승리를 따냈다. 맥그리거는 진작부터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싸우고 싶다고 했었다. 그의 전매특허인 입담을 발휘해 “30초 안에 죽일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맥그리거에겐 그 말이 농담이 아니었다. 맥그리거는 진짜로 그렇게 믿으며 다가오는 대결을 준비한다. 맥그리거는 아일랜드에서 방영된 한 TV 다큐멘터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다 보니까 점점 미쳐 가는 것 같다. 빈센트 반 고흐처럼 말이다. 고흐는 평생을 예술에 바쳤고, 그 과정에서 정신이 나가고말았다. 나도 그렇게 됐지만 뭐, 될 대로 되라지.” 그러고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결국엔 정신 나간 늙은이처럼 살다가 죽을 거다.”

 

 

Left -Hand man

그 남자의 왼팔

은퇴한 MMA 선수인 오웬 로디는 10년 넘게 코너 맥그리거의 타격 코치로 일해 왔다. 편집부가 오웬을 만나서 맥그리거의 은퇴, WWE 합류 여부,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의 의미에 대해 물어봤다.

BY JASON STAHL

 

M&F: 맥그리거의 첫인상은 어땠는가?

오웬: 아일랜드에 있는 우리 팀의 훈련 시설에 맥그리거가 처음 찾아왔을 당시에 우리 선수들은 대부분 타격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그래플러였다. 강력한 타격가는 없었다. 맥그리거를 보자마자 힘이 어마어마하게 세고 공격하는 타이밍도 좋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그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첫날부터 자신감이 넘쳤는데, 그런 면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맥그리거가 TV에서 일부러 연기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100% 평소 모습이다. 처음부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바로 그런 점들이 위대한 선수가 될 잠재력을 만들어 준 것 같다.

 

맥그리거는 벌써 10년 동안 싸워 왔다. 얼마나 남았다고 보는가?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세월이 아니라 턱에 주먹을 맞은 횟수다.” 맥그리거가 턱에 정타를 맞은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거의 없다. 사실상 몸에 받은 충격이 없다고 보면 된다. 디아즈와의 시합에서는 충격을 좀 입었지만 그것만 빼면 턱 상태는 완벽하다. 지난 10~12년 동안 해 온 대로만 계속한다면 40세까지도 싸울 수 있다.

 

맥그리거는 타격 훈련을 얼마나 하는가?

대회를 준비할 때는 거의 매일 한다. 30분 동안 쉬지 않고 타격 기술만 갈고닦는다. 맥그리거의 왼손 어퍼컷이 위협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맥그리거는 공격을 다시, 또 다시 상대에게 적중시킨다. 이소룡은 이런 말을 했다. “만 가지 발차기를 한 번 연습한 사람보다 한 가지 발차기를 만 번 연습한 사람을 두려워하라.” 맥그리거에게는 정확도 100%를 자랑하는 몇 가지의 타격기가 있다. 그 기술만 끊임없이 갈고닦은 덕분이다.

 

맥그리거를 제외한 위대한 타격가를 꼽으라면?

우리 ‘스트레이트 블래스트 짐’의 선수들은 모두 훌륭한 타격가다. 물론 맥그리거처럼 KO승을 자주 거두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우리 선수들은 저마다 움직임이 다르다. 아르템 로보프만 보더라도 맥그리거와 움직이는 스타일이 딴판이지만 그 스타일이 로보프에게는 맞는다. 로보프는 KO시키는 파워도 놀랍다. 모두가 뛰어난 선수들이지만 맥그리거는 그보다 한 차원 높은 곳에 있다.

 

맥그리거의 약점은 무엇인가?

레그킥의 파워를 더 키워야 한다. 사실 맥그리거는 레그킥을 안 한다. 굳이 레그킥을 할 필요도 없었고, 사우스포라서 레그킥을 활용하기도 좀 힘들다. 맥그리거는 경쟁심이 강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그라운드 기술도 좋고, 레슬링도 잘한다. 그라운드 싸움이 꼭 필요하거나 상대가 그라운드에서 약점을 노출했다면 그라운드로 넘어가겠지만 맥그리거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때려서 기절시키길 좋아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맥그리거는 아직 제대로 검증받지 않았어. 레슬링 하는 것도 못 봤고, 그라운드에서 싸우는 것도 못 봤잖아.” 하지만 테이크다운을 꼭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맥그리거도 테이크다운을 할 것이다.

 

레슬링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맥그리거가 WWE에서도 잘할까?

언젠가 맥그리거가 WWE에서 기술을 날리는 날이 오더라도 놀라지 말자. 맥그리거는 입담이 좋다. WWE에 진출한다면 거기서도 최고의 악동이 될 것이다. 정말 멋지고 흥미진진할 거다. 그가 ‘제너럴 매니저’ 같은 역할을 맡아서 WWE전체를 접수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생각만 해도 재밌다. 많은 스타들이 WWE에 진출하고 있고 메이웨더도 벌써 해 봤다. 맥그리거와 메이웨더의 기자 회견 설전이 WWE 쇼 같다는 얘기도 많다.

 

맥그리거의 풋워크는 어떤가?

역사상 가장 발이 좋은 선수다. 아주 미묘한 차이라서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항상 사정거리를 완벽하게 유지한다. 플로이드 메이웨더도 그 분야에서는 일인자다. 메이웨더는 상대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몸을 유연하게 움직여서 상대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오도록 유도한다. 맥그리거도 그런 것을 잘한다. 풋워크를 통한 타격 능력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의 복싱 선수들에 버금간다. MMA 뿐만이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서다.

 

왜 격투기 선수나 복싱 선수는 줄넘기를 하는가?

줄넘기는 최고다. 신체 협응 능력도 좋아지고, 타이밍 잡는 능력도 향상되고, 발도 가벼워진다.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움직이려면 체중을 고르게 분산할 줄 알아야 한다. 눈 깜빡할 사이에 체중 이동을 마쳐야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물론 타격에선 거리가 중요하지만 일단 상대에게 몸이 닿지 않는다면 때릴 수 없다. 올바른 간격을 유지하는 방법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수년간 훈련하는 수밖에 없다. 초보자에겐 우선 자신의 팔 길이를 기준으로 삼아 주먹을 날리라고 가르친다. 팔 길이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 거리의 가장자리에서 몸을 움직이라고 말이다. 그러다가 상대가 주먹을 날렸는데 당신이 피하면 상대가 3cm 정도 앞으로 다가온 모양새가 된다. 3cm나 앞으로 나오면 당신의 사정거리에 들어온다는 뜻이니까 그때 공격하면 된다. 공격 타이밍을 잡고, 자신의 사정거리를 파악하는 연습을 수년간 반복해야 한다. 상대 선수가 당신과 키가 비슷하면 상대의 공격 범위나 사정거리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상대 선수의 키가 더 크면 상대가 당신의 사정거리보다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하게 된다. 그래서 상대가 주먹을 날렸을 때 피하는 동시에 접근해 공격까지 날려야 한다.

 

 

맥그리거의 가장 악명 높은 KO

 

CWFC 51

피해자: 이반 부신거

2012년 12월 31일

맥그리거는 UFC로 넘어오기 전 ‘케이지 워리어 파이팅 챔피언십(CWFC)’ 페더급과 라이트급에서 벨트를 땄다. 레프트 훅으로 이반을 주저앉게 만들며 당시 공석이던 라이트급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UFC 온 퓨얼 TV 9

피해자: 마커스 브리매지

2013년 4월 6일

맥그리거는 마커스 브리매지를 상대로 한 데뷔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바마의 야수’라 불리던 브리매지에게 정밀한 펀치와 킥을 퍼붓고는 곧 자신의 전매특허가 될 레프트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UFC 178

피해자: 더스틴 포이리에

2014년 9월 27일

맥그리거는 자신이 메인이벤트 시합을 뛰게 되면 1라운드에서 KO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그 예언은 적중했다. 맥그리거는 포이리에를 바닥에 쓰러트린 뒤 끔찍한 해머 스트라이크를 날려
승리를 따냈다.

 

 

UFC 189

피해자: 채드 멘데스

2015년 7월 11일

시합 2주 전에 참가를 결정한 채드 멘데스는 2라운드에서 맥그리거에게 패배했다. 맥그리거의 스트레이트 레프트를 맞고는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의 마지막 모습은 몸을 웅크린 채였다.

 

 

UFC 194

피해자: 조제 알도

2015년 12월 12일

UFC 역사상 가장 팬들의 기대를 가장 많이 받았던 이 시합은 고작 13초 만에 끝났다. 맥그리거는 완벽한 타이밍의 레프트 훅으로 조제 알도를쓰러트리면서 UFC의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당신과 함께 훈련하면서 맥그리거의 훈련법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가?

처음부터 복싱은 좀 했고, 힘도 대단했다. 하지만 테이크다운을 쉽게 허락했고, 서브미션도 쉽게 당했다. 서브미션을 쉽게 당했다는 말은 허둥대면서 성급하게 포기했다는 뜻이다. 체면을 잃지 않으려고 일단 버티기는 했지만 기술의 체계가 아직 확실히 잡히지 않았었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마음이 열린 사람이다. 곧 자신의 구멍을 발견하고 킥 하는 방법과 테이크다운을 버티는 방법을 배웠으며, 주짓수도 즐기기 시작했다. 주짓수는 내가 억지로 시켜서 하게 만들었다. 6~7년 전 무렵부터 즐기기 시작한 것 같다. 도복도 입고 제대로 즐겼다.

 

지금도 훈련법은 똑같은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 봤다. 항상 개선할 여지는 있다.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시합 일정이 잡히면 맥그리거가 확실하게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을 장착시켜서 상대를 두들기는 훈련을 한다.

 

코너 맥그리거식 훈련법은 무엇인가?

솔직히 코너 맥그리거식 훈련법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맥그리거 같은 타격을 구사하고 싶다면 그가 상대에게 끊임없이 퍼붓는 공격을 관찰해 보라. 그가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천천히 재생해서 수천 번 돌려 보자. 특히 일부러 상대의 사정거리에 머리를 노출시키는 모습에 주목하자. 그러면 대부분 미끼를 물고 덤벼들지만, 맥그리거는 공격을 피한 후 빈 공간을 파고들어 반격한다. 사실 마법의 영약 같은 것은 없다. 매트에서 보낸 시간이 좌우한다.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맥그리거의 훈련에서는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면도 찾아볼 수 있다.

맥그리거도 요가를 수련하는가?

스트레칭을 아주 많이 한다. 특정한 요가 시퀀스를 수련하지는 않지만 요가부터 필라테스까지, 수없이 다양한 운동을 조금씩 다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운동법을 발견하기 전에도 몸을 유연하고 민첩하게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일단 불편한 자세를 취한 후에 거기서부터조금씩 몸을 늘여 나갔다.

 

몸을 유연하게 만들고 싶은 일반인에게 어떤 충고를 해 주고 싶은가?

요가나 필라테스, 체조 수업에 등록하자. 그럴 여유가 없다면 유튜브에 접속해서 집에서 하자. 할 수 있든 없든, 일단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여야 한다. 스쿼트나 스트레칭도 하고, 스튜디오나 집에서 매트를 깔고 베어크롤도 하자. 불편하게 느껴지는 자세를 취한 후에 거기서부터 몸을 유연하고 민첩하게 만들어 나가자.

 

맥그리거와 10년이나 함께했는데 지금도 서로를 화나게 하는 경우가 있는가?

아니다, 없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아서 훈련할 때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손발이 척척 맞는다. 난 맥그리거가 뭘 좋아하는지 안다. 권력을 쥐는 것,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맥그리거도 내가 그에게서 뭘 끌어내려 하는지 알고있다.

 

그래도 감정이 격해졌던 에피소드를 하나만 듣고 싶다.

내가 아직 선수로 활동했을 때는 맥그리거와 스파링을 격하게 했다. 맥그리거는 내 머리를 뜯어버릴 기세로 달려들어 수많은 공격을 명중시켰고, 나도 지지 않았다. 물론 타격의 힘은 항상 맥그리거가 좋았다. 유일하게 껄끄러운 경우라면 맥그리거가 지쳐서 훈련하는 대신에 그냥 음식이나 먹으면서 쉬고 싶어 할 때다. 그럴 때만 껄끄럽다. 맥그리거는 기본적으로 삶을 즐기며살자는 주의다.

 

당신의 전성기 때 당신과 그가 싸웠다면 누가이겼을까?

의심의 여지없이 맥그리거다. 정말 잘 싸우고, 정말 특별한 선수다. 세계 최고다.

 

또 다른 코너 맥그리거가 등장할 수 있을까?

맥그리거 같은 선수가 또 나올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세대가 바뀔수록 선수들이 진화하기는 하지만,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무하마드 알리 같은 존재로 기억될 것이다.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한 격투기 선수다. 모든 것을 갖춘 격투기 선수는 흔치 않다. 맥그리거와 똑같은 선수가 또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기술만 놓고 보면 차세대 선수들의 능력도 정말 대단하다.

 

 

따발총

코너 맥그리거는 옥타곤 밖에서도 놀라운 능력을 발휘해 왔다. 타고난 위트와 두뇌로 자신의 잽처럼 화려한 언변을 구사하며, 175cm의 몸에서 나온다고는 믿기 힘든 거친 입담으로 상대를 깔아뭉갠다. 맥그리거의 명대사 다섯 줄을 소개한다.

 

1. 난 예수와 사이가 좋다. 사실 모든 신과 잘 지낸다. 신은 신을 알아보니까.

2016년 3월 5일에 열리기로 예정된 UFC 196을 앞두고 하파엘 도스 안요스에게(안요스는 시합 전에 발이 부러져 기권했다).

 

2. 난 네 이마에 불알을 올려놓고 쉴 수 있어.

2015년 7월 11일 에 열린 UFC 189에서 신장 167cm인 채드 멘데스에게.

 

3. 나랑 싸우기로 계약된 것은 엄청난 경사다. 아내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말해라. “자기야, 우리가 해냈어. 이제 부자라고! 맥그리거가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 줬어. 오늘 밤엔 그 섹시한 빨간 팬티 입어!”

2015년 9월 4일에 열린 UFC의 기자 회견에 참가한 모든 파이터들에게.

 

4. 사람들이 역사를 기록하는데, 때마침 내가 나타났다.

2016년 3월 5일에 열린 UFC 196에서 네이트 디아즈에게 패배한 후 조제 알도, 하파엘 도스 안요스 같은 선수들이 조롱하자 보인 반응.

 

5. 정확도가 힘을 이기고, 타이밍이 속도를 이긴다.

2015년 12월 12일에 열린 UFC 194에서 파운드-포-파운드 랭킹 1위였던 조제 알도를 KO로 이긴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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