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터 블로그,

나를 괴롭혔던 바이토의 제자 바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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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두 달 전쯤 독일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란 출신으로 독일에 거주하면서 이란 보디빌더들의 프로 대회 진출 등을 도와주는 친구인데 이번에 자기가 데리고 있는 선수가 있는데 아시아 그랑프리에 출전시키고 싶다며 꼭 한번 보라는 말을 했다. Babak Akbarnia라는 이름으로 검색해서 그 선수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니 작년에 올림피아 아마추어 월드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대형 신인 선수였다. 올림피아 아마추어 월드에서 종합 우승을 한 선수는 IFBB PRO 자격이 주어지면서 미스터 올림피아 출전권이 주어질 정도로 아마추어 대회에서는 규모와 위상이 남다르다. 단순한 몇 나라에서 모이는 세계 선수권대회 수준이 아니라 아마추어끼리의 올림피아라고 보면 된다. (일부 지역에서 열리는 올림피아 아마추어와는 수준이 다르다)

바박의 사진을 봤는데 정말 신선한 느낌이었다. 사이즈가 약하긴 하지만 핸썸한 얼굴에 균형미와 자연미가 좋은 몸을 가진 선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바박으로 인해서 내가 정말 피곤한 일들을 겪게 될 줄은 몰랐다. 이란 사람들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비자를 받아야 한다. 물론 미국 비자를 받으려면 더 까다롭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바박의 국적이 이란이라서 아시아 그랑프리에 출전하려면 한국에 들어오려면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비자를 받는 과정에서 꽤나 많은 공문들을 동반한 조금의 스트레스를 줬다. 이란 대사관에 전화해서 왜 바박이 입국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그냥 이런저런 서류상의 절차들을 준비해야 했다. 평소 때라면 그냥 기다리고 시간 되는대로 준비해서 처리하겠지만 내 대회를 위해 입국하는 선수라서 더 신경 써야 했다.

 

결국 비자를 받아서 아시아 그랑프리를 출전하러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직접 만났을 때 나는 웃는 표정을 지으며 너 때문에 고생했다고 말했는데 바박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자기도 겸연쩍게 씩 웃으며 땡큐만 연발했다. 그리고 이란에서 선물을 가져왔다며 나중에 주겠다고 했다. 선물은 아랍어가 엄청 많이 쓰여있는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이란산 피스타치오였다 ㅡ,.ㅡ

 

내가 이번 아시아 그랑프리에서 바박의 시합을 보고 느낀 건 진짜 잘만 관리하면 정상급의 선수가 될만한 자질을 가진 것 같다. 의외로 쇼맨 쉽도 있고 얼굴도 핸썸하고 무엇보다 근육의 균형이 너무 좋다. 하지만 보디빌딩 212 체급에서는 힘들 것 같고 클래식 피지크로 내려가면 지금 당장이라도 통할만한 기량일 것 같고, 근육을 더 붙여서 오픈으로 올라가면 쉽지는 않겠지만 숀 로든의 뒤를 있는 선수로 될 것 같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대장 로빈이랑 같이 대회를 보면서 저 친구가 바박이라고 이번 올림피아에 데려오려 했는데 출전 못했다는 말을 했다. 나는 웃으며 대장의 올림피아보다 내 아시아 그랑프리가 더 좋으니까 여기 온 거 아니냐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멋진 무대를 봤다. 올림피아 프로모터가 아쉬워하며 얘기할 정도로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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