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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아이콘, 호세 레이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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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코리아 그랑프리를 처음 개최하기 전 까지는 호세 레이몬드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했다. 하지만 내 오랜 친구이자 호세 레이몬드의 친형인 티토 레이몬드에게 호세의 이야기는 익히 들어서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고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 준비 중일 때 호세가 출전할 거라고 먼저 얘기해주기도 했다. 어쨌든 호세를 알고 지낸지는 몇 년 되지 않았지만 십여 년 이상 알고 지낸 티토와의 관계 때문인지 낯설지가 않고 오랜 동네 형 같기도 하다.

사실 호세는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보디빌더가 아니다. 지금은 친구이자 팬이 되었지만 예전엔 솔직히 비호감이라 느꼈던 선수였다. 발란스가 맞지 않는 신체 비율에 너무 많은 혈관까지…. 하지만 지금은 점점 완성에 가까워지고 있다. 보디빌더로서 신체적인 단점을 극복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호세는 차근차근 이뤄가며 올림피아 정상의 자리에 가장 가까워진 선수로 존재하고 있다.

대회를 치르면서 함께하는 시간 동안 티토 얘기와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호세가 2009년에 IFBB PRO 선수로 전향했는데 미국 NPC 내셔널, USA, 유니버스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4번씩이나 프로 자격이 주어졌지만 프로 선수로 전향하지 않고 체급을 올려서 아마추어 상태로 8년간 도전했다고 했다. 라이트급으로 시작해서 웰터, 미들급까지 차츰 체급을 올리면서 도전하여 모두 우승을 차지한 진짜 멋진 선수다. 그리고 프로로 전향 후 좋은 성적을 내며 차츰 올라가서 급기야 아놀드 클래식 우승을 차지하고 올림피아 2위까지 올라왔다. 호세는 단 한 번도 기대주가 아니었고 눈부신 성적을 내는 빛나는 선수도 아니었지만 지금도 차츰차츰 한 계단씩 올라가고 있다.

 

보디빌딩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은 보디빌딩 212 체급에는 절대강자 플렉스가 왕좌를 차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그를 끌어내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상황이다. 그만큼 다른 선수와 기량 차이가 많이 나는 데다가 나이까지 어리기 때문에 세월을 방패 삼아 싸울 수도 없는 막강 챔피언이다. 호세가 다른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올림피아 정상에 거의 올라왔는데 플렉스 루이스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는 상태라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꽤나 힘들었으리라 생각된다. 호세와 단 둘이 진지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어서 대화를 하는 도중 내가 플렉스 얘기를 꺼내봤다. 지금껏 이렇게 힘들게 올라왔는데 플렉스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냐는 나의 말에 싱긋 웃으면서 “나는 내가 플렉스를 못 이기는 걸 알아, 걔가 몸 상태 80프로를 만들고 내가 몸 상태를 100% 만들어도 플렉스가 이길 거야, 하지만 나는 계속 도전하고 그 자리로 걸어갈 거야”라는 말을 정말 태연하게 했다.

일반적인 선수들이었다면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테고 자기가 나중에 이길 거라고 말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호세는 너무 담담하고 솔직하게 현실을 인정했다. 이런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고 덕분에 난 “호세! 이번엔 플렉스 이겨야지! 준비됐지?”라는 농담을 자주 꺼낼 수 있게 됐다. 한국에 도착하면 운동 마치고 불고기를 먹을 수 있냐며 해맑게 물어보고 시합 마치고 준비해준 머핀에 함박웃음을 짓는 호세의 인간적인 매력을 다른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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