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모터 블로그,

처음 IFBB PRO 대회 개최를 결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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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크리스마스이브, 어릴 적부터 함께 했던 이 십년지기 친구와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알고 지냈던 동생과 저녁을 먹고 청담동 이자카야에서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술도 적당히 마신 터라 기분 좋게 옛날이야기와 올림피아 이야기들을 섞어서 하던 와중에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IFBB PRO 대회가 열릴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만약에 IFBB 프로 대회가 열리면 누가 하게 될지, 과연 가능한 일인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그냥 내가 해버리자고 말을 해버렸다.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분명치 않았고 쉽지 않은 일 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아무런 계획도 준비도 없이 그냥 술자리에서 프로 대회를 하기로 결정을 해버린 것이었다. 다음 날 술이 깨고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프로 선수들의 리스트를 만들어봤다. 플렉스, 히데, 호세, 제이, 브래드, 브랜치, 토니, 로니 등 많은 선수들이 떠올랐고 IFBB 프로 대회라는 게 생각처럼 복잡하거나 어려울 것 같지가 않았다.

구체적인 계획도 목표도 없이 그냥 할 수 있고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을 했는데 그런 걸 어떻게 혼자 할 수 있냐고 주변 사람들 모두 미친놈이라 그러더라. 우선 국내 대회도 아니고 프로 선수들을 데려다가 시합을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했고 그걸 혼자 어떻게 할 수 있겠냐는 의견과, 돈도 안돼는걸 왜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나를 그냥 철없는 사람으로 치부했다. 물론 내 입장에선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우선 프로 시합 준비를 해보고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애초에 돈도 안되고 손해 나는 걸 알면서 하려는 일이었기에 대회 운영의 손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하려 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나 판단은 전혀 고려할 사항이 아니었다. 사람이 좋아서 하는 일에 이해타산을 따지고 한다면 세상에 할 수 있는 일이 몇 개 없다. 그런 방식의 사고라면 웨이트 트레이닝은 할 필요가 없는 운동이다. 왜 비싼 밥 먹고 역기 드는데 힘을 다 쓰고 돈 들어가게 밥을 또 먹나?라고 물어봤을 때 반대했던 사람들이 어떤 답을 할지가 궁금하다.

 

만약 내가 프로 대회를 개최한 목적이 남들에게 인정받거나 유명세를 위해서였다면 아마도 대회를 계획했던 선에서 끝내고 결국엔 대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을 것 같다. 대회를 개최하는 사람마다 저마다 목적과 계획이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굉장회 원초적이다. 그냥 하고 싶어서 할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물론 대회를 개최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나처럼 그냥 원초적으로 그냥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마니아들이 많을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는 차이일 뿐 크게 다를 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의 생각처럼 대단하거나 굉장한 일을 하는 건 절대 아니다. 누군가는 피트니스 업계에서 영향력을 세우고 싶어서 대회를 계획 하기도, 누군가는 선수들과 주변 사람들 앞에 자신이 대단한 취급을 받는 게 좋아서 대회를 계획하기도 하지만, 나처럼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도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사실이 있다면 대회장에서 완장 차고 계급 놀이하는 사람들이랑 다르게 봤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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