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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그랑프리 D-1,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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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은 작년과 동일하게 잠실 롯데호텔 에메랄드 룸에서 시작되었다. 기자회견을 진행해야 해서 급히 옷을 갈아 입고 도착했는데 기자회견장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우리 대장님 로빈이 없는 관계로 시작부터 마무까지 내 몫이다 ㅠㅠ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고 조금 후 프로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여자 비키니 선수들을 시작으로 프로 보디빌더들까지 입장을 시작하자 사람들은 환호와 박수로 보답했고 선수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선수들에겐 자신을 알아봐 주고 응원하는 팬들을 이런 자리에서 직접 보고 소통하는 자리는 각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올해는 우리나라의 김준호 선수가 출전을 했기에 더욱 친숙하고 우리 한국 사람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거라 생각된다.

 

작년에는 로빈 대장님이 선수들에게 할 질문을 준비하고 리 톰슨 씨가 사회를 봤었기 때문에 난 옆에서 그냥 거들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오늘은 로빈도 리 톰슨 씨도 없다 ㅡ,.ㅡ 그리고 더 최악인 건 내가 질문을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자회견 시작 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객들에게 예상 질문을 미리 받았으나 그 짧은 시간 동안 반절은 까먹어 버렸다. 어제오늘 너무 많은 일들을 준비하다 보니 머리가 제대로 회전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지난주 올림피아 백스테이지에서부터 데이브 헨리의 표정이 유난히 밝았었다. 몸을 감싼 갑옷 같은 근육은 화난 듯 보였지만 아이처럼 웃으며 다니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는데 그 이유는 작년보다 환경적으로 적응되어 훨씬 몸이 더 잘 만들어져서 그런 것 같았다. (데이브 헨리는 20여 년의 공군 생활을 전역했다)

한 분야에서 20여 년을 몸 담았던 일을 하루아침에 그만둔다면 그게 본인의 의지이건 타의에 의한 상황을 떠나서 정신적으로 공허한 느낌이 들 것이다. 데이브 헨리는 다행히도 그런 공황을 잘 이겨냈고 올해 보란 듯이 적응해서 몸을 전성기 못지않게 잘 만들었다. “작년에 최악의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모든 걸 적응하고 본 생활로 돌아와 훈련에 집중할 수 있었다” 라며 자신감 있는 답변을 했다.

 

이번엔 유쾌한 산타 클로스 할아버지 같은 호세 레이몬드에게 올해 올림피아에서 2위를 차지했는데 다음에는 1위를 할 자신이 있냐는 조금은 짓궂은 질문을 했다. 하하하! 사실 이 질문은 작년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 마치고 내가 호세에게 개인적으로 했었던 질문인데 관객들도 궁금할 것 같아서 대신해서 질문을 했는데 호세는 너무 멋진 답변을 했다. “플렉스는 훌륭한 챔피언이고 그를 이길 수 있는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기지 못한다 해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을 순 없다. 나는 계속 도전할 것이고 또다시 도전하고 또 도전할 것이다. 언젠가 플렉스가 미끄러진다면 내가 이길 수 있을 수도 있고 못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할 일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서 계속 도전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답변 중 감동적이었던 건, “나를 바라보며 운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팬들이 있기 때문에 식단 관리가 안된 비시즌의 편한 몸을 유지할 수 없다. 예전에는 신경 쓰지 않고 먹고 싶은걸 다 먹으며 비시즌은 편하게 지냈지만 이제는 비시즌에도 관리를 꾸준히 한다” 라며 프로의 마인드를 보여줬다. 나는 이 친구가 머핀과 군것질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기에 비시즌 마저 절제하며 지내는 사실에 대해 존경심을 갖는다.

 

미모 원탑 쟈넷 라유에게 질문을 옮겼다, 올림피아에서 연달아 2위를 했는데 내년에는 자신 있냐는 질문을 했으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올림피아 2위를 2년째 차지했고 지금 이런 대회에 나온다는 사실 만으로도 만족한다는 재미없는 모범생 답변을 한 쟈넷ㅡ,.ㅡ 내가 옆에서 본 쟈넷은 굉장히 수줍고 겸손하다. 남자를 홀리는 섹시한 외모와 달리 조용하고 수줍은 성격이라 농담을 해도 사실 별 재미는 없다 ㅋㅋㅋ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관객들과 국내 출전 선수들의 눈빛은 너무 똘망똘망하고 들떠 보였다. 선수들에게 건네는 질문과 답변을 마친 후 이제 기자 회견의 백미인 계체를 시작했다. 작년에 처음으로 IFBB PRO 대회가 열리고 기자회견이라는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이벤트가 열리긴 했었지만 반응이 뜨거웠고 관객들 모두 선수들이 옷을 탈의하며 하는 계체 때 열광했다. 작년의 그 볼거리가 몇 분 후 이 자리에서 다시 벌어진다.

 

대한민국 최초의 IFBB PRO 김준호 선수가 계체의 시작을 열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중은 적게 나가지만 균형 잡힌 클래식한 몸은 관중들을 환호시키기에 충분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젊은 친구들에게 자극과 동기부여 주는 모습은 정말 바람직한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초대 올림피아 202 챔피언, 등 깡패, 팔 깡패, 다리 빼고 모든 근육 깡패!

데이브 “더 불고기” 헨리 선수가 계체를 위해 상의를 탈의했다. 유난히도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미소가 특징인 헨리는 등 근육에 있어서는 사기 캐릭이라 불릴만하다. 자이언트 킬러라는 닉네임이 보여주듯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작아 보이지 않는 꽉 찬 근육과 세퍼레이션은 212 체급에서는 항상 위협적이다.

 

세 번째 계체 선수는 “보스턴 매스” 호세 레이몬드!

머핀을 유난히도 좋아해서 머핀 보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작년에 비해 가장 업그레이드가 많이 돼서 돌아온 호세는 산타 클로스 같은 푸근한 인상처럼 정말 인성도 뛰어나다. 대회 직전 민감할 때도 항상 웃으면서 “이따가 머핀 먹어야지~” 하면서 싱글벙글 웃는 호세는 지난주 올림피아 212에서 절대 강자 플렉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신체의 구조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얼마든 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호세와 히데가 올해 가장 인상 깊었다.

 

이제 마지막 선수, 미스터 올림피아 212 쇼다운 4회 연속 챔프, 코리아 그랑프리 초대 챔피언, 최근 출전한 11개 대회 모두 우승을 쓸어버린 212 사기 캐릭터 플렉스 루이스가 등장했다. 이 친구에 대해서는 적다 보면 쓸 말이 너무 많아져서 그냥 사진 한 장으로 대신했다. 플렉스가 왜 기자회견에 다른 선수들과 달리 정장을 입고 나오는지 아는 사람들은 그가 얼마큼 팬들을 생각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비행 스케줄 때문에 기자회견 중 뒤늦게서야 우리 코리아 그랑프리의 총 대장님 로빈 씨를 비롯한 올림피아 스탭 팀들 이참석 하였고 내일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의 헤드 심판 샌디 윌리엄슨 씨와 테드 윌리엄슨 씨의 소개를 마지막으로 준비했던 기자 회견은 모두 마쳤다. 대회 준비하느라 너무 정신없어서 미처 기자회견의 준비가 미흡했었지만 별다른 준비 없이 시작한 것 치고는 나름 만족스러웠다.

내년에는 조금 더 잘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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