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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그랑프리 D-2 필 히스와 로니 형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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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그랑프리 D-2 필 히스와 로니 형의 만남

호텔에서 짐을 푼 다음 잠깐 쉬고 내가 자주 가는 일식집에서 식사를 했다. 플렉스와도 갔었고 분위기도 좋고 깔끔해서 자주 가는 곳인데 필도 꽤나 만족해보였다. 조금씩 나오는 일식의 특성상 우리가 먹기에 음식이 부족해 초밥을 추가로 4접시 더 시켰다. 처음 보는 신기한 음식들을 그냥 씩씩하게 웃으면서 집어먹는 모습이 무척이나 개구쟁이 같았다. 올림피아를 우승하고 이제야 쉬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오랜 비행을 막 마친 후인데도 피곤한 내색은 찾을 수 없었고 굉장히 밝았다. 며칠간 함께 지내본 결과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인걸 알 수 있었다. 화기애애한 식사 자리를 마무리하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또 다시 교통 지옥에 갇혀있는 사이 필은 차에서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미국에서 오느라 무척이나 피곤했을 텐데 음식까지 많이 먹었으니 안 뻗는 게 이상한 일이지… 그러고 보니 필도 역시 사람이었다.

 

평소 10분이면 가는 거리를 30분을 넘겨서 호텔에 도착했고 운동하러 가기 위해 30분 후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냥 간단한 운동복 차림에 빨간 운동화를 신고 나타났는데 역시 올림피아 챔프답게 포스가 일반적인 선수들과 달랐다. 차에 타서 어느 부위 운동을 하냐고 물어보자 필이 “International Leg Day!!!” 라며 항상 외국에 갈 때는 무조건 첫 번째로 하체 운동을 한다고 했다. 올림피아 챔프가 운동하는 모습을 굉장히 보고 싶어 하는 친구 재원이에게 연락해서 필이 지금 운동하러 가니까 운동하는 모습 보고 싶으면 가능한 한 빨리 오라고 불렀다. 내게 사무실 운동하는 공간에 어떤 기구들이 있는지 물어보길래 싸이벡스 레그 프레스, 해머 레그 컬, 해머 레그 익스텐션 얘기하니까 “That is Great” 하면서 신나 하는 모습이 놀이동산에 바이킹을 타러 가는 아이의 표정처럼 신나 했다.

드디어 운동하는 곳에 도착을 했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변의 시선들을 한눈에 받았다. 한쪽 어깨에 미스터 올림피아라고 새겨진 벨트를 매고 운동하는 곳으로 향했는데 진짜 잡지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였다. 사무실에 도착을 했는데 예상 밖의 또 다른 손님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사무실 문을 연 순간 우리를 맞이 한건 오늘 아침에 나와 아침 식사를 두 번 한 로니 형!!!! 내가 아까 동생 은택이에게 로니 형을 논현동 치킨집에 데려가서 치킨 두 마리만 먹이고 있으라고 부탁했었는데 논현동에서 치킨을 먹고 있어야 할 로니 형이 내 사무실에 책상에 앉아서 치킨을 먹고 있다!!! 어찌 된 일인지 은택이에게 물어보니 치킨집에서 주문하고 먹고 오려는데 치킨을 운동하는데 가서 먹을 거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포장해서 로니 형과 함께 데려 왔단다. 듬뿍 쌓여있는 치킨을 뜯고 있는 로니 형을 봤는데 로니 형은 필이 왔건 내가 왔건 관심 없이 그냥 치킨 먹는데만 열중하고 있다. 그러더니 날 보고 “와~ 이 치킨 겁나 맛있다!!!” 조금 남았으니까 나도 먹으라고 친절히 배려까지 해줬다. 치킨이 담긴 봉투를 열어보니 먹다만 치킨 반마리와 무만 가득했다 ㅠㅠ

 

로니 형이 치킨을 다 먹을때쯤 친구 재원이가 도착했는데 서울의 어느 사무실에서 미스터 올림피아 8연속 챔피언 로니 콜먼이 왼쪽에서 치킨을 먹고 있고, 오른쪽에선 친구인 내가 필과 농담을 주고 받고 있는 사실을 보면서도 말도 안돼는 일이고 믿겨지지가 않았다고 했다. 하긴 나도 지금 이 상황이 어벙벙한데 재원이는 오죽 했으랴. 로니 형은 치킨을 다 먹은 후에야 우리와 대화를 시작했다. 흑형 특유의 건들거리는 말투로 필에게 언제 왔냐고 묻고 올림피아 우승 축하 한다고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다가 갑자기 자기가 먹은 치킨이 겁나 맛있다고 운동 끝나고 두마리 먹으라고 친절하게 필의 영양까지 조언 해줬다. 우리끼리 에피소드지만 로니 형이 맨날 같은 치킨을 먹는다는 이야기가 퍼져서 그 치킨을 “로니 치킨”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결국 이번 코리아 그랑프리에 왔었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로니 치킨을 모두 한번 이상씩은 먹고 떠났다.

 

부스터를 마시고 몸을 푸는 필을 보자 로니 형은 필과의 대화를 시작했다!부스터를 마시고 몸을 푸는 필을 보자 로니 형은 필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로니:  운동 할라고?

필:   운동 할라고 왔지, 내가 형처럼 여기에 치킨 먹으러 온줄 알아?

로니:  여기가 치킨 먹기 좋아. 난 허리 수술해서 운동 못하니까 체육관에서 치킨이라도 먹어야지

필:   역시 로니 형이야!

로니:  너 내일 코리아 그랑프리 나가냐?

필:   헐….형 무슨소리? 나 올림피아 뛰고 왔잖아

로니:   니가 운동할라고 하길래 물어본거야

필:   코리아 그랑프리는 우리 팀 쟈넷이 나가고 난 게스트로 왔지 형처럼

로니:   그렇구나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굉장히 당황함) 근데 시합도 안나가는데 운동을 왜하러 왔냐?

필:   그냥 운동하러 왔어

로니:   그러니까 시합도 없는데 운동을 왜 하냐고

필:   …….(어처구니 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그냥 운동하러 가버림)

 

다음편은 필 히스의 트레이닝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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