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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모터 블로그

약물에 관한 잡담

오늘은 조금 민감한 약물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보려 한다. 별로 내키지 않지만 약물에 관한 글을 적는 이유는 아직 약물에 대한 이해나 지식이 부족한 어린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이해와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일 뿐 다른 목적은 없음을 밝힌다. 보디빌딩 존에서는 약물에 대한 글은 쓰지 않는 걸로 규칙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곳에선 이런 글을 쓸 수 없기에…..

보디빌딩과 스테로이드, 두 가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콤비라고 보면 된다. 난 약물 사용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도 반대하는 입장도 아니다. 다만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왕 쓰는 거라면 제대로 이해하고 안전하게 사용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뿐 솔직히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해서 사람이 나쁘다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지는 않는다. 운동을 하고 몸을 만들다 보면 어느 정도 욕심이 생기고 어느 경계에서 스스로의 기준 선을 넘느냐 마냐의 차이일 뿐이지 무조건 나쁘게 몰아가는 현실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난 선수로서의 욕심이나 운동으로서 경쟁 욕심이 별로 없기 때문에 스테로이드가 관심 사항은 아니지만 주변의 상황들 때문에 어쩌다 보니 많은 정보들과 이야기들을 접하게 된다. 어떤 프로 선수들이 어떻게 사용한다느니 누가 무리했다느니 누가 어디서 스택을 받아서 바뀌었다느니 그런 얘기들을 흔히 듣는다. 관심사가 아니다 보니 얼마 전까지는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내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테로이드에 대해 위험성이나 제대로 된 사용법 조차 모르고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는 걸 알게 된 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겠다. 스테로이드 쓴다고 모두 몸이 잘 나오고 잘 되는 게 아니다. 될 놈만 되고 안될 놈은 죽어도 안된다, 안될 놈은 약을 아무리 죽어라 써도 유전자 좋은 내추럴한테도 발린다. 운동 얼마 해보지도 않고 주변에서 하는 달콤한 소리에 혹해서 그냥 주사기 막 꼽아대도 소용없다. 운동도 제대로 안 해본 사람이 약을 생각한 상황 자체가 이미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약 써서 몸이 빨리 좋아지게 된다고 더 좋아질 때까지 용량을 늘리는데 그런 멍청한 짓거리 하지 좀 마라. 엄연히 당신 몸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는데 아무리 꼽아 댄다고 더 나아질 것 같나? 이렇게 한번 생각해봐라…. 당신이 밥 먹으러 뷔페에 갔는데 소화제 먹고 갔다고 20 접시를 먹을 수 있겠나? 20 접시 30 접시 먹을 수 있는 대식가들은 따로 있다.

미안한 얘기지만 보디빌딩에서 제일 중요한 건 운동, 영양, 노력, 약물 이 네 가지 보다도 유전자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같은 강도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같은 식단 잘 챙겨 먹으면서 꾸준히 했다 해도 결과는 똑같지 않다. 이게 유전자의 차이다. 어릴 적 스스로 나는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못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과, 스스로 가능성이 있는 우월한 유전자라고 믿는 거랑 뭐가 다른가? 그래 당신이 좋은 유전자라고 스스로 생각한다면 남들도 좋은 유전자를 가졌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특별히 타고난 사람은 어쩌다 보기 힘든 한둘일 뿐이다. 그게 바로 우리들이 잡지와 동영상에서 보는 프로들이다. 얘네들이 엄청난 노력으로 훈련을 열심히 하고 영양섭취를 제대로 해서 몸이 그렇게 된 거라는 순진한 생각은 하지 않기 바란다. 프로 선수들보다 훨씬 많이 노력하고 똑똑하게 훈련하며 식단 잘 챙기고 약도 많이 쓰는데 몸이 안 좋은 애들이 수두룩 하다. 이게 바로 유전자의 차이다.

 

유전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증명 시켜주는 20살 청년의 사진

플렉스 루이스 20살 때 몸이다. 플렉스가 운동한 지 채 4-5년이 되지 않은 상태인데 이보다 훨씬 오랜 운동 경력으로 약물을 엄청나게 사용한 보디빌더들도 이 정도의 몸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릴 때부터 이런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몇 년이란 시간 동안 성숙되어 챔피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작년에 누구나 알만한 유명 프로 선수와 트레이너와 함께 스테로이드에 관해 조금 진지하게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자기보다 훨씬 더 많은 약물을 사용하고 더 노력하는 보디빌더들이 많은데 정상으로 가지 못하는 이유는 유전자라고 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더 많은 양으로 늘려 장기와 내분비가 망가져 평생 고생하는 선수들 그리고 부작용까지 여러 대화들을 했었다. 오히려 상위 선수들은 케어를 해가면서 안전하고 용량을 적게 쓰는데 약물에 대해 모르는 친구들이 약만 많이 쓰면 발전할 걸로 믿고 무작정 꼽아대서 몸이 많이 상한다는 얘기를 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가 보다.

아주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이해를 돕기 위해서 사람의 몸을 자동차로 비유해보자. 경차, 스포츠카, 세단, SUV 이런 여러 종류의 차가 있듯이 사람도 유전자에 따라서 근육량이 선천적으로 작아 경차에 비유할 수 있는 사람, 근육과 탄력이 뛰어난 흑인 같은 유전자의 스포츠카에 비유할 수 있는 사람, 가장 평범한 유전자로 4 도어 세단에 비유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 럭비 선수처럼 골격이 커서 SUV 나 대형 트럭에 비유할 수 있는 사람 등으로 나눈 상태에서, 운동과 영양을 운전 스킬과 자동차 정비로 비유하고, 약물을 튜닝으로 가정했을 때, 경차에 터보 엔진을 얹고 아무리 튜닝을 한다 하더라도 공장에서부터 달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성능 좋은 스포츠카를 따라갈 수 있을까? 게다가 성능 좋은 스포츠카마저도 튜닝을 해버린 상태라면?

과한 튜닝을 할수록 차의 내구성은 더욱 떨어지게 되고 고장의 원인으로 이어진다. 운전 스킬과 자동차 정비에 비유한 운동과 영양은 누구나 다 열심히 하고 보디빌딩은 구기 종목 같은 스킬을 요구하는 운동이 아니라 육상 같은 직선 운동이기 때문에 스킬에선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선천적으로 센스가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유전자만 받쳐준다면 운동 스킬은 나중에 디테일한 과정에서 조금의 차이를 만들 뿐 큰 그림에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반면에 애초에 SUV 같이 골격이 큰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아무리 다이어트를 하고 노력해도 경차나 스포츠카와 같이 보디빌딩에 필수적인 작거나 보통 사이즈의 골격으로 바꿀 수 없지만 근력은 타고난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를 튜닝한 자동차에서 풀 액셀을 밟는 걸로 비유해보자. 어느 자동차든지 항상 풀 액셀로 운전을 한다면 내구성이 떨어져서 망가지고 만다. 일반인보다 뛰어난 내구성이 강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라도 항상 풀 액셀을 밟는 것처럼 쉬지 않고 항상 약물로 인위적인 호르몬을 조절하게 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이 때문에 약물을 사용하면서도 스스로의 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운전을 하는 도중에 차 보닛에서 연기가 나는데 신나서 계속 달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다 못해 자동차라는 소모재에도 이렇게 반응을 살피며 귀를 기울이는데 왜 본인의 몸의 위험하다는 시그널을 무시한 채 액셀만 밟아대다가는 건강을 해치는 건 물론이고 평생 후회하면서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가장 슬픈 건 순간적인 욕심으로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운동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근육만 성장시키는 게 아니라 질병도 성장시켜주기 때문에 가족력을 살피는 것도 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안 좋은 가족력이 있는데 스테로이드를 사용 중이라면 지속적인 진단을 하면서 안전을 살펴야 하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은 이런 부분을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지금까지 너무 한 면에 대해서 너무 단정적으로만 글을 썼는데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유전자가 안 좋으니 무조건 운동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건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도 운동과 영양, 휴식 이 세가지만 잘 어우러진다면 직업적 보디빌더로 밥을 벌어먹긴 어렵더라도 얼마든 남들이 우러러볼 수 있는 스스로 만족스러운 몸은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더 큰 장점은 이런 과정까지 가는 꾸준한 노력으로 인해 규칙적이고 클린 한 식습관이 몸에 배어 몸 상태를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어린 친구들이 이것저것 생각 않고 급하게 빨리 가기 위해서 잘 알지 못하는 약물에 손대고 점점 더 빠져드는걸 많이 보는데 빨리 현실적으로 판단을 내리고 바른 길을 찾길 바란다.

이로서 잡담 시리즈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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